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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 잡담

[펌] 아파치의 종심타격전술은 허상인 것 같다 ( 관련 보고서를 읽고...)



아직도 계속되는 한국군의 차기 공격헬기 획득사업과 관련해 단골 손님이 미군이 운용중인 아파치다.

아파치가 대형에 무장력 좋고 현재 운용중인 어느 공격용 헬기보다 실전경험이 많다는 점은 알겠지만... "종심타격"운운하는 것은 과거에도 믿지 않았지만, 연휴에 관련 자료들을 읽어보니 확실히 허상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대형 공격헬기인 아파치가 유사시 산악지대를 통해 적진 깊숙히 침투해 북한군 기갑전력을 타격한다는 "종심타격"이론을 주장하는 분들도 종종 있지만....

아파치가 싸워 본 전장 중에서 그나마 북한의 지형과 유사한 산악지대로 구성된 코소보에서의 아파치 항공작전에 대한 육군관계자들의 의회 보고서나 기타 관련자료들을 살펴보니, 애시당초 육군은 아파치를 코소보 작전에 투입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있었다.

먼저,

미 육군의 교리상, 아파치 헬기는 공세작전의 지원전력이지 선봉이 아니다. 아파치는 지상의 기동군단의 돌파구를 여는 정도로 활용되기에 지상군 화력의 지원범위 밖으로 깊숙한 침투작전은 기피대상이자 아예 작전개념에 없는 것이다.

둘째로,

미 육군의 지휘관들은 산악지대가 많은 코소보의 전장이 아파치 헬기를 적으로 부터 은폐시켜 주기 보다는 오히려 적이아파치 헬기를 공격하기 위해 매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작전 종료후 코소보에 진주한 미군이 무기색출과정에서 발견한무기와 목록에 따르면 세르비아군은 보병용 견착식 미사일을 상당수 현지 부대에 지급한 상태였다. 육군 지휘관들이 우려하는 바가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게다가 산악지대에서 장거리 침투를 하기 위해서는 아파치에 다량의 연료를 탑재해야 했고, 이로인해 아파치는 양 날개의헬파이어 미사일 마운트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리고 코소보의 산악지형과 거미줄 처럼 엉킨 전선을 피해작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시경 등 야간작전 장비가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야시경은 충분히 지급되지 못했고 파견 조종사들은 오직전방감시 적외선 센서에 의존해야 했다. 더구나 이들 조종사들의 야간비행 훈련 상태는 실전에 투입되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육군은 자신들의 소중한 항공자산인 아파치 헬기가 얼라이드 포스 작전의 주역인 연합공군 사령부의 지휘를 받는다는 사실을인정하기를 거부했다. 육군 출신의 나토 최고사령관 클라크 대장의 입장 때문에 파견은 하지만, 배속이 되더라도 작전 수행의재량권은 코소보 인근 알바니아에 주둔하게될 "호크 기동대"의 사령관 헨드릭스 중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 했다.

결국,

기량이 부족하고 장비도 시원찮은 아파치 헬기 대대는 두 번의 훈련 중사고로 2명의 조종사가 사망한 이후 실전 투입은이루어 지지 못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에이브람스와 브래들리,MLRS에 자주포까지 갖춘 5000명이 넘는 "호크기동대"에서가장 가치가 있었던 것은

TPQ-36,37 대포병 레이더 였다.

이들 대포병 레이더는 5월말에 시작된 코소보 해방군의 반격에 대응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움직이게 된 세르비아군의 은폐된포병진지를 탐지해 연합공군에 제공했고, 이는 항공작전의 정확도를 크게 높여주었다. 그리고 미미하게 나마 육군의 정보수집용항공자산이 통신감청을 통해세르비아군의 사령부를 비롯한 주요진지의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결론적으로...

"호크 기동대"와 아파치 헬기는 애시당초 거기에 갈 생각도 없었지만... 얼라이드포스 작전을 관장하는 최고사령관인미육군 출신 "웨슬리 클라크" 대장의 체면을 봐서 파견한 것이었다. 클라크 대장의 직접적인 요청이 있는 상황에서 유럽주둔5군단은 이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이브람스를 비롯해 유럽평원에서 소련군을 상대할 때나 쓰는 중기계화 전투단을 파견한 육군 수뇌부는 주둔지인 알바니아에이들을 공수하는데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였고 한 대가 아쉬운 글로브 마스터 수송기를 200회가 넘게 사용하는 만행을저질렀음에도 정작 5000명 규모의 "호크 기동대"는 알바니아에서 할 일 없이 놀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때마침 새로 취임한 "에릭 신세키" 대장이 그 추궁을 독박으로 뒤집어 썼고, 예하 군 수뇌부 들도 자기들의 작전 계획이 터무니 없다는 사실을 의회 군사위원회 위원들에게 시인해야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취임하자 마자 독박을 쓴 신세키 대장이 중기계화 전투단을 경량급 신속파견단으로 개편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이후 2003년의 이라크 해방작전 당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파치는 강력하기는 하지만, 적의 저항을 무시하고 작전을 강행할 수 있을 만큼의 무적은 아니게 되었다. 이라크 해방작전당시의 전투에서도 종심타격과 유사하게 돌파구를 열기 위해 아파치 헬기를 야간에 단독 집단운용해 봤지만, 야시경이나 적외선센서까지 갖춘 아파치 헬기들도 이라크 군의 매복에 걸려 수모를 당하고 퇴각해야 했다.

물론 상대한 이라크 군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비교적 개활지인 이라크에서도 일방적인 공세 수행이 힘들어지는 현실은 아파치에게 종심타격전술을 강요하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전에도 소개했지만... 러시아제 신형 적외선 유도 미사일은서방제 플레어에 잘 속지 않는다. 1999년코소보에서도 이미 그 사실이 일정 부분 입증되었고, 그 이후로 러시아제 보병용 단거리 대공 미사일과 서방제 항공기가 정면충돌한 전쟁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금 무기 산업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적외선 유도 단거리 대공미사일을 향상 시킬 경우, 아파치의 종심타격 전술은 그야말로 "신기루"에 불과한게아닐런지....